한상기 태안군수의 잦은 해외출장을 놓고 공무원들은 마르고 닳도록 당위성을 설명하지만,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과 해명하려 해도 도무지 답이 안 나오는 대목이 있다.

일부에서는 한 군수가 해외여행을 너무 좋아해 공무원들이 오로지 해외출장 계획만 연구해 보고한다는 의구심을 내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기초자치단체장의 업무추진 의지 등이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았거나, 추진의지에 따른 결과물이 보이지 않는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된다.

한 군수와 함께 해외출장을 동행한 사람들 일부를 보면 해외출장의 전체적인 질적 수준을 판가름 할 수 있다. 한 군수의 해외출장에는 공무원들만 동행하지 않았다. 동행해야 할 이유나 결과를 찾아보기 힘든 일반인도 함께 데리고 갔다.

행정전문가도 아니고, 방문목적에 근접한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도 아닌 단순 취재기자를 대동했다. 서류상에는 '방문취재 보도'의 목적으로 기록하고 있으나, 그 목적에 부합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군 관계자는 동행한 Z기자(편의상 'Z기자{제트기자}'로 부른다)는 군청 출입기자들을 대표해서 취재보도 목적으로 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출입기자들이 Z기자를 대표로 한 군수 해외출장에 동행취재할 것을 주문한 사실이 없으며, 설령 동의한 기자가 있더라도 그는 몇몇 기자들끼리 모이는 사조직 일원에 불과해 군이 주요업무를 추진하는데 공조직 체계를 활용하지 않고 사조직 비선에 의해 움직였다고 보면 틀리지 않다.

Z기자 등이 군민 혈세로 다른 기자들을 대신해 한 군수 해외출장에 동행했다면, 동행하면서 취재한 자료들을 다른 기자들과 공유해 이를 다른 매체에서도 보도할 수 있도록 해야 마땅하다. 또 동행취재를 했다면 직접 취재보도해 군민들에게 알려준 자료가 있어야 한다. 한 군수 해외출장 기간 중 일간지의 경우 하루 한편 이상 기사생산이 가능하고, 주간지의 경우 책 한권도 엮을 수 있다.

태안군은 한 군수 및 공무원들과 동행했던 Z기자 등이 자체적으로 몇 편의 기사를 취재해 작성 보도했는지 밝히지 못하고 있다. 한 군수 해외출장에 동행한 취재기자가 해외에서도 기획감사실 공보담당 남기훈 직원이 제공하는 보도자료를 본사에 송고하는 수준이 ‘태안군의 미래전략 차원’이라면 할 말 없다.

한 군수는 이처럼 엉터리 해외출장 동행수준의 결과를 놓고 볼 때, 잦은 해외출장의 당위성을 운운하기에는 과정, 결과 모두 신뢰하기 어렵다. 한 군수와 공무원들은 '힘겨운 해외출장'이라지만, 동행한 Z기자는 '덕분에 공짜 해외여행’이다.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눈과 귀를 가리려는 권언유착 전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