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에서 결정한 '원산안면대교' 다리 이름에 대해 심의의결한 지명위원회의 투명성과 위원들의 전문성 확인을 위해 본지에서 지난달 위원회 명단을 정보공개청구 했으나, 충남도는 위원들의 사생활 침해 등의 사유를 들어 비공개 처분했다.

지방자치단체 각종 위원회 위원은 공적인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는 자들로 해당 분야 업무를 진행할 시에는 공무원신분을 적용받는다고 할 수 있다. 위원회 명단은 투명한 행정과 공익을 위해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충남도는 지난 2014년에도 도민이 공개를 요구한 문화예술진흥기금심의위원회 명단을 사생활 침해가 우려된다는 사유로 비공개 처분했다가 중앙행정심판위원회로부터 위법하다는 판결을 받아 안희정 전 지사가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했던 사례도 있다[보도기사(오마이뉴스)_위원회 명단이 비공개?].

충남도가 이러한 망신을 예상하거나 감수하면서까지 위원회 명단 비공개는 달리 해석할 이유가 없다. 다리 이름을 '원산안면대교'로 굳히고자 하는데 초점을 맞춰 업무가 진행하고 있다고 보면 틀리지 않다.

태안군의 의견과 지역정서를 무시한 결과를 떠나 '원산안면대교'라는 다리 이름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리 이름이 여섯자로 너무 길다. 많은 사람들이 긴 고유명사를 짧게 줄여서 부르기도 하는데, 사실상 '원산안면대교'의 줄임말은 '원산대교'일 수밖에 없다. '원산대교'는 보령시에서 원하던 다리 이름로 보령시장은 한 인터뷰에서 다리 이름을 바꿀 수 없다며 '원산대교'로  다리 이름을 사용했다. 또 일부 언론에서는 '원산대교'라고 줄여 쓰고 있다. 

일반인들도 긴 다리이름을 불편하게 읽거나 쓸 필요가 없다. 의사소통이 가능한 범위에서 줄여 써도 아무런 하자가 없다. 그렇다고 '원산안면대교'를 '안면대교'라고 부르기에는 어색하다(안면대교는 남면과 안면도를 잇는 다리이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단어가 익숙해 앞 지명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태안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현실이다. 또 다리 이름 반대를 위한 각종 현수막들이 태안군 전체에 걸려 있다(사진). 반대현수막을 통해서 '원산안면대교'라는 명칭이 자츰 익숙해 졌다. 관심이 없던 주민들까지 다리 이름을 '원산대교'로 부르고 있다. 오히려 반대 현수막을 통해 다리이름을 홍보한 꼴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