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이 태안문화원에 지원한 보조금 정산서 집행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본지는 태안문화원과 직,간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일부 인사 등의 제보가 있어 문화원의 보조금 사용내역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공공기관정보공개에관한법률'에 의해 태안군에서 지원한 보조금 정산서 중 집행내역을 정보공개청구한 사실이 있다.

청구결과 담당부서는 분량이 많고 담당자가 업무를 맡은 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등의 취지로 한 차례 법적인 공개결정 기일이 다 되어 연장처분까지 한 뒤, 연장기일도 다 되자 시간만 끌다(늑장행정)가 전체적인 사업비 지원액이 기록된 문서 몇 장 공개하고  정산서 집행내역은 비공개처분했다.

대부분 군 보조금을 지원받아 사업을 진행하는 태안군내 단체들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공적자금 집행의 투명성을 강조하거나 단체사업의 노하우 전파를 위해 정보공개를 요청해 오면 가감없이 공개하는 사례와는 상반되게 태안문화원에서 집행한 보조금 자료는 숨기고 있다.

실제로 최근 태안군은 보조금을 지원한 단체의 정산서 집행자료는 모두 공개했으나, 유일하게 태안문화원에 지원한 보조금의 정산서 중 집행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태안군에 따르면 "(태안문화원의 자료가) 경영·영업상의 정보로서, 공개될 경우 타 지방문화원에 대한 경쟁력을 상실하거나 사업역량이 위축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라는 제3자(태안문화원)의 의견을 이유로 비공개 입장을  취하고 있으나, 비공개 사유조차도 민원인이 해독 불가능하거나 상식을 초월한 사유다.

이는 단체가 공적자금으로 운영되거나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군민혈세로 인건비를 지원받아 생활하거나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업을 진행하는 자들의 기본자세부터가 글러 먹은 태도다.

문화원 운영이 비밀스러운 사적인 영역이라면 관공서에서 군민혈세로 인건비나 사업비를 지원해야 할 이유가 없다.

한상기 태안군수가 문화원 이사직에 등재(태안문화원 홈페이지에 공개한 조직표 참조) 되어 있다. 정보공개 비공개처분도 태안군의 결정인 것을 보면 누가 봐도 한 군수의 사적인 의지(?)와 연결된다고 볼 수도 있는 문제다.

군민혈세 쓰임에 대해 우스꽝스러운 '제3자 의견'을 제시하면서 공적자금 사용의 투명성을 거부하는 자들이 무슨 공익사업을 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