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의회가 오랜 기간 출입기자들에게 A 또는 B로 등급을 매겨 기자간담회나 오찬 등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너 명의 지방신문사 소속 기자들과의 오찬이 A팀이고, 나머지는 B팀으로 구분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군의회가 지난주 기자와의 간담회를 개최했으나, A팀과 B팀을 별도로 구분해 각기 다른 날짜에 개최했다. 군의회 관계자는 기자가 많아 나눠서 개최했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참석인원은 A팀, B팀 각각 서너명에 불과해 해명같지 않은 해명이다.

독자들은 간담회라고 할 때 전문성 있는 지식들을 교환하는 등의 업무 일환으로 알고 있으나, 지방정치인과 기자와의 간담회는 군민혈세로 소주 한 잔 곁들여 밥먹는 일이 고작이다.

AB팀의 구분은 누가 만들었는지 최초의 근원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A팀이 되고자 하는 부류들이 조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A팀은 '우리들만 초대해라'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B팀으로 분류된 일부 언론인들은 '니들끼리 많이 먹어'로 대응하고 있다.

본사(태안반도)는 어느 팀에도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추후 간담회를 식당에서 개최한다면 명단에서 삭제해 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한다. 실무 담당자가 참석해 달라고 사정해서 시간될 때 가보는 것이 전부였지만, 간담회 참석해 먹고 마신 일 외에는 배운 것이 하나도 없다.

언론인 A팀의 자격이란 그다지 어려운 것은 아니다. 모 언론사 주재기자가 되거나 누군가에게 그것(?)을 잘 하면 A팀이다. 언론계에서 알 사람들은 다 아는 '주재기자 어떻게 되는 거지?"라는 것까지 공개하면 난감해 지는 사람들이 많아 신문사에서의 주재기자 역할은 거론하지 않는다.

다만, 주민대표 기관에서 근거 없는 신분의 차별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과 AB팀의 구분에 대해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언론인들의 사고가 그다지 건강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기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우스갯소리로 "너는 B팀 소속이냐? A팀 소속이냐?"라고 물을 정도로 익숙해져 있는 듯하다.

참여정부시절 노무현 대통령이 정부부처 기자실에 출입하는  몇몇 기자들을 빗대 "기자실에서 죽치고 앉아서 기사의 흐름을 좌우해 여론을 왜곡시키고 ...(생략) 기자실에 대못을 박고 싶은 심정"이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유명한데, 10년이 넘은 지금 기초의회에서 언론인 신분등급을 매겨 잣대를 휘두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공정하고 평등한 세상과 자유경쟁시대에 공공기관이 특정 분야에서 활동하는 자들의 신분까지 차별을 하고 있는데, 그 이외의 차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태안군수의 언론인 간담회도 마찬가지다. 태안군의회와 비슷하게 엄연히 신분차별이 존재하고 있으며 실무자들은 일부 무늬만 언론인들의 꼭두각시 놀음을 하고 있다. 태안군도 식당에서 군수와 언론인 간담회를 개최한다면 '태안반도' 관계자는 참석예정자 명단에서 삭제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