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문화원 임원들이 지난해 본지 기사(문화원에서 광복절에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았다는 등의 비판기사)가 명예를 훼손했다며 같은 임원 3명(A,B,C씨)에게 발행인을 고소할 것을 위임했던 사건(관련기사_검사, 무혐의 처분)에서 경찰, 검찰, 법원에 일부 앞뒤 맞지 않는 주장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기사 내용 중 "태안군수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성실한 삶을 지탱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국가의 정체성과 자존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군민혈세로 생활비나 받고 군민혈세로 사업비 받아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국가와 민족의식을 계도하기 바란다"라는 부분에 대해, 문화원 임원(이사)은 무보수 명예직인데 보조금으로 생활비를 쓰는 것처럼 알려졌다고 검찰에 주장한 바 있다.

기사내용은 문화원이 보조금으로 경상운영비, 주요업무를 담당하는 임원(사무국장) 및 직원들이 인건비 등을 지급받고, 보조금으로 각종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적시한 것으로, 무보수 명예직 이사들이 인건비 등을 받고 있다고 거론한 바 없는데도 이를 두고 억울하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억울하다는 주장도 진정성 없었다. 문화원에서 고소사건이 진행되고 있던 시점에 주최한 태안문화제(2015) 보조금 집행예산에서 임원 C씨(고소를 위임받은 자)가 사진관련 비용으로 '촬영비 40만원', '지원비 108만원', '제작비 30만원', '인화비 7만8천원' 등 2백여만원 가까운 비용을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명의로 입금받은 것으로 확인됐다(사진_태안문화제 사업비 집행내역 일부. 문화원에서는 이 업체를 이용할 때 보조금 체크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계좌송금을 이용했다).

사건이 진행된 시기는 임원 C씨가 문화원 사업에서 보조금으로 집행되는 일부 사업비(단가가 높게 편성됐다고 보이는 사진관련 비용)를 수주받고 있었다는 점에서 고소의 의도를 짐작케 한다.

공익을 위한 문화사업을 추진하는 단체의 임원으로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면, 공익사업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채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재능을 소속단체에 무상 기증해야 명예로운 일이다.

문화원 임원 C씨는 다음부터 자신이 법정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문화단체에 무보수 재능기증을 권장한다. 소속한 단체의 적절하지 않은 행위에 개념없이 동의하고 앞장서는 일, 또 거기에 대한 이득을 얻어가는 일, 부끄럽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