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의회가 지난달 동남아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올해 군의회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민원사항(?)이 자신들의 해외연수였던 모양이다. 새해벽두부터 재빠른 해외여행길은 지난해 세월호 사건처럼 대형사건이 터지기 전에 후다닥 다녀오자는 목적이 포함되어 있지 않나하는 의구심이 짙다.

지난해 말 군의원들의 4년치 의정비를 결정하는 의정비심의위원회가 열리던 시기에 세월호 사건 때문에 해외연수를 가지 못해 남았던 예산을 '지역경기 어려워 군민들과 고통분담을 함께 하겠다'며 반납하면서 대대적인 언론놀음을 한 적이 있다.

일부에서 군의원 의정비를 삭감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자, 느닷없이 2014년도 해외연수를 가지 않겠다고 의정비심의위원회 2차 회의 며칠 전에 풀어놓은 작전(?)으로 보인다.

세월호 사건 때문에 국민정서의 뭇매를 맞을까봐 가지 못한 해외연수 비용을 자신들이 권익을 포기하겠다식의 엉뚱한 명분을 내세웠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군의회가 해외연수를 추진하는 기간을 고려하면 지난해 말 2014년 해외연수를 가지 않겠다고 해놓고 뒤에서는 곧바로 2015년 해외연수 계획을 세워 추진했다고 볼 수 있다.

군의원들이 어차피 욕먹을 각오로 올해 자신들의 동남아행 비행기를 타는 업무를 먼저 추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주민들의 차가운 시선을 느끼지 못하는 점도 큰 불행이다.

의정비 심의 이전에 해외연수를 가지 않겠다고 대대적인 언론놀음을 해 놓고서 해가 바뀌었다고 불과 몇 달만에 새롭게 해외연수를 다녀오는 일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난감하기 짝이 없다.

[관련기사] 태안군의정비심의위원회 회의록
[관련기사] 태안군, 의정비심의의원회에 허위자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