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의회가 한국발전교육원 이전을 반대한다는 현수막을 곳곳에 걸어놓은지 2주가 되었다. 군의원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고작 현수막 걸어놓고 기자들 앞에서 한 쪽짜리 성명서 발표하는 일이라면, 군의원 개개인의 역량과 군의회 전체의 기능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군의원들은 지난 9일 성명서를 통해 "성명서는 6만 2천여 군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라며 군민들과 투쟁하겠다고 밝혔지만, 투쟁을 하려거든 '암체두 끼리끼리 마음이 잘 맞는[관련기사]' 군의원들끼리 해야 한다. 어느 누가 군의원들을 위해 투쟁에  참여하는 주민이 있을 지 모르겠지만, 현재의 추락한 군의회 위상과 주민정서상 거리가 먼 주장이다.

생업에 바쁜 주민들을 선동하는 문구와 행위들은 심히 불쾌하다. 군의원들이 현수막을 내걸기 바로 며칠 전 다양한 계층의 군민의견을 무시하면서 8명 전원 감투화와 업무추진비 쓰기 위한 분야별 상임위원회 설치를 강행한 사례[관련기사]를 보면, 군민들과 군의원들의 의견이 각각 다르다. 이제 군의원들이  군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는 환경이다.

또 일부 현수막에는 "국민혈세 낭비하는 ..."라는 표현을 했다. 군의원들이 올해초 '해외연수', '상임위 설치' 등을 강행한 과정[관련기사]에서 볼 때 역겨운 문구다. 혈세를 소중하게 여긴다면 스스로 돌아보고 자신들로 인한 혈세낭비의 원인을 해소해야 한다.

군의회에서 내건 불법현수막(지정게시대가 아닌 곳)들은 운전자들의 안전 위협은 물론이거니와 도로교통환경의 시각공해다. 군의회는 국민혈세 운운하면서 자신들의 불법행위에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현수막 제작비용도 혈세다. 태안군 불법광고물 단속업무도 혈세다. 군의회의 불법현수막은 군의원들이 손수 철거하고 혈세로 제작한 현수막 비용을 물어내야 한다.

▲태안군의원들이 지난 9일 군청 브리핑룸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는 장면이 태안군의회 홈페이지에 게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