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서산, 태안지역구에 2선 국회의원을 지낸 국민의힘 성일종 후보가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 조한기 후보는 다섯 번째 낙선했다. 당선후보는 언론에서 조명을 많이 한다. 애써 거론하지 않아도 다양한 매체에서 활동상을 보도하게 마련이다. 지역언론은 낙선자를 조명하는 수준으로 후기를 남긴다.

필자는 선거기간 당선자 보다 낙선자의 활동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다섯 번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한 낙선자는 지속적인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태안반도는 4년 전 국회의원선거 이후 조한기 후보의 낙선에 대해 전략상 아쉬웠던 점을 언급한 ‘총선후기‘ 보도한 바 있다.[관련기사_조한기 패배, 탑세기 털지 못한 탓]

4년이 지난 지금 또 다시 같은 후보의 낙선 이유를 언급하는 일도 괴롭다. 사실상 총선 때마다 많은 지역민들이 지지여부를 떠나 조한기 후보가 당선이 되는가에 관심이 더 많았다.

조한기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 의전비서관으로 근무하면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 유일한 대한민국 정치인이다. 무게감 있는 원외 정치인으로서 지역구 주민들의 관심은 당연하다.

이번 선거에서 4년 전 낙선 이유가 많은 부분에서 치유됐던 것으로 파악됐지만, 여전히 지역조직의 문제가 남아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다섯 번의 낙선은 당사자에게 어떠한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뿐더러, 어떠한 질책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다.

한 가지 집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 있다.
후보마다 선거전략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느 후보도 당선의 간절함은 당연하다. 조한기 후보의 당선에 대한 절실함은 겉으로 너무 많은 표시를 내 동정심을 구걸하는 모습으로 비춰졌다.

조 후보는 투표 3일 전 서산과 태안시장 바닥에서 삼보일배까지 하는 장면을 내보였다. 삼보일배는 전략적 선거운동으로 판단해 실행에 옮긴 것으로 보이지만, 짧은 선거운동 기간에서 투표일이 3일이나 남은 시기였다.

유권자를 더 찾아가고 유권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확인하는 시간으로도 모자란 판에 땅에 대고 하는  절은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선거운동 마지막 날에는 ‘조용한 유세’라고 하면서 골목을 다닌다는 홍보도 했다. 만날 유권자가 없거나 홍보할 내용이 없어서 최후의 홍보수단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정치판에서 땅바닥에 헛절하는 일은 당선에 대한 간절함이라고 유권자가 판단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치열한 선거판에서 유권자들에게 관심을 얻기 위한 행위이지만, 필자는 패배자들이 하는 행위로 분석됐다. 패배에 앞서 유권자들과 미리 작별인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

4년 전 총선후기에서는 “조한기 후보가 지역을 위해 왕성한 활동을 지속하리라고 믿는다”라고 역할을 기대한 부분이 있었지만, 이번 총선후기는 그 부분은 적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