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신문 최근호에 자가당착에 빠져 있는 듯한 기사를 몇 건 볼 수 있었다. 매체비평적 입장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 또는 견해를 달리하는 부분을 거론하여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우선, 해당 매체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같은 지역 경쟁사인 C신문사 소속의 나이 어린 女 기자가 선거법위반을 하여 재판을 받던 기간에, 재판진행 과정을 유명정치인 재판과정보다 더 리얼하게 스포츠중계하듯이 집중 보도한 적이 있다.

당시 재판을 받고 있던 여 기자는 첫 아이를 임신한 임산부였다. 같은 지역언론에서 매번 재판 이후 보도되는 일은 제3자가 봐도 무섭고 놀라운 일이었다. 본지는 B 신문이 그동안 같은 언론인이라고 봐주지 않고 임산부 등은 고려할 필요도 없이 오히려 더 혹독하게 사실관계를 독자들에게 알린 점들은 공공의 이익에  기여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믿고 싶다. 추후 기사의 옳고 그름의 판단에 대해 "언론이 언론을 상대로 기사를 쓰는가"라는 뚱단지 같은 소리는 앞의 B 신문 임산부 재판과정 취재보도의 사례를 견주면 된다.

선거법위반 사례 안내한 D 기자의 '기자수첩'
'계획된 수순'을 '우연 또는 부득이 한 상황'으로 변호

B신문 최근호 D 기자의 '기자수첩'에는 지난달 30일 송암초등학교 동문체육대회 당시 개회식 축사를 한 충남도의회 홍재표 의원이 태안군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구두경고를 받은 사실에 대해 독자들에게 선거법 안내형식을 취해 충실하게 전달했다(사진).

홍 의원의 경고사실은 본지가 최초로 보도(관련기사)한 바 있어 D 기자의 기자수첩에 견해를 달리하는 부분이 주민들에게 왜곡전파되고 있어 부득이 손을 대지 않을 수 없다.

D 기자수첩 내용은 선거법 안내로 보이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처분한 결정과 관련된 내용을 언급하면서 선거법 위반 경고를 받은 홍 의원을 변호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D 기자는 홍 의원이 축사를 하게 된 배경에 대해 "오전 10시 개회식을 앞두고 있는데도 송암초 행사장을 찾은 정치인들의 모습이 뜸했다. 이유를 알고 보니 같은 시각 남면중학교 운동장에서는 500여명의 의용소방대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태안소방서와 태안군의용소방대연합회 주관으로 '2015 태안군의용소방대 기술경연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자연스레 정치인들의 발길은 남면중학교로 향하고 있었다. 반면 송암초에는 이 학교 출신 군의원과 타학교 출신 도의원의 모습 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에 송암초 주관기수에서는 연고는 없지만 A의원에게 축사를 부탁했고(생략)"라고 적고 있다.

홍 의원이 축사를 하게 된 동기가 주최 측 주장인지, 홍 의원 본인 주장인지, 기자의 생각인지는 기록이 없어 출처가 불분명하지만, D 기자의 주장은 개회식 10시 경에 다른 정치인들이 오지 않아 축사할 사람이 없어서 홍 의원이 부탁을 받고 연설을 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D 기자의 잘못된 견해에 의한 변호에 불과하다. 당일 행사를 위해 주최 측에서 몇 달씩 준비하여 만든 식순이 인쇄된 카다로그에는 축사 대상자의 소속의회와 실명까지 기록되어 있다(사진). 인쇄물은 이미 본지 기사에서 공개한 사실이 있다.

D 기자는 이러한 사실을 무시한 채, 사전에 계획된 식순을 마치 우연히 또는 부득이한 이유로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은 전후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주민들이 볼 때 "메떨어지는 소리한다"라는 소리를 듣기에 충분하다.

또한 D 기자는 "송암초에 연고도 없던 A의원이 인사말을 하자 탐탁치 않게 여긴 한 참석자가 태안군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를 하면서 A 의원은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구두경고를 받기에 이른다"라고 설명했다.

주민이 선거법 위반 사실을 해당 기관에 문의하거나 신고한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긴 ..."라고 표현하여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 홍 의원이 선거법 구두경고를 받은 일이 안타까운 것처럼 늬앙스를 풍기고 있다.

헌법기관(선관위)에서 주민들에게 선거법 위반사실 발견시 제보해 줄 것을 안내하고 있다. 공익적인 차원의 주민입장을 "탐탁치 않게 여긴 참석자"라고 매도하는 일은 바람직 하지 않다.

신문사도 주민들의 제보로 기사를 생산하는 경우가 많은데, B 신문은 당사 제보자들을 "뭔가 탐탁지 않은 자"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할 수 있는지 묻고 싶을 따름이고, "내가 기사를 쓰면 그만이다"라는 자가당착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