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의회 간담회 박용성 부의장 발언과 관련해 한 지역대학을 둘러싼 갈등이 거세다. 발단은 지난 7월 10일, 집행부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충남 라이즈(RISE) 사업 관련 질의를 하던 중 한서대학교의 정체성과 규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발언이었다. 이 발언은 이후 한서대 출신 이충희 씨의 기고문을 통해 지역언론에 공개됐고, 이에 동문과 재학생 일부가 반발하며 항의 현수막까지 등장하는 사태로 번졌다.
문제의 핵심은 박 의원이 실제로 대학을 '폄훼'했는가 하는 것이다. 의회 내 질의 과정에서 지역대학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검토는 가능하다. 그러나 그것이 특정 대학 전체의 위상을 부정하거나, 구성원을 모욕하는 방식으로 전달된다면 공인의 발언으로서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박 의원은 지난 8월 5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학을 폄훼할 의도는 없었으며, 기고문은 악의적이고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기자회견문 곳곳에는 “악랄한 행태”, “한 인생을 짓밟았다”, “진짜의 탈을 쓴 가짜 기사” 등의 과격한 표현이 등장하고, 심지어 자신의 노모와 처, 세 딸까지 언급하며 “가정이 위협받았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충희 씨의 기고문 어디에도 박 의원의 가족에 대한 언급은 없다. 항의 현수막에도 가족을 지목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 공인의 정치적 언행에 대한 비판을 “가족에 대한 공격”으로 확장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며, 비판 여론을 '인신공격'으로 둔갑시키려는 시도로 비칠 수 있다.
더욱이 박 의원은 해당 발언이 “비공식 간담회”에서 나온 말이므로 악의적 왜곡이라고 주장하지만, 의정활동 중 이루어진 발언은 기본적으로 공적 책임을 수반한다. 발언의 장소가 공개석상인지 여부는 책임의 본질을 바꾸지 않는다.
기자회견장에서 기고문 당사자인 이충희 씨가 "간담회에 참석한 분들이 증언(한서대를 대학으로 인정하지 않는다)해 줬다. 추후 고발조치한다면 그 분들을 다 밝힐 수 있다"라고 주장하자, 박용성 의원은 이 씨를 향해 "간담회 있지도 않았던 분이 그런 말하면 안된다"라고 면박성 발언도 있었다.
이들은 누구인가? 군의회 간담회에 있었는가?
우스꽝스러운 점은, 박 의원이 마을 이장 등 주민 4명과 함께 동석 기자회견을 가졌다(사진). 병풍(?)으로 동석한 것으로 보이는 주민들은 의정활동이나 한서대 폄훼발언 주장과는 무관한 자들이다. 4명의 주민들이 태안군의회 간담회 장소에 있었는가? 그 자리에 있지도 않았던 사람들이 기자회견을 함께 하는 이유는 어떻게 설명하나? 단순 지지자들이라고 한다면 기자회견을 과시를 위한 정치행위로 연결시킨 셈이다.
박용성 의원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이장과 주민
표현은 자유롭되, 그 자유는 책임과 절제가 전제되어야 한다. 갈등의 책임을 일방에 전가하기보다, 이제는 지역사회가 다시 숙고해야 할 시점이다. 정책을 검토하고 비판하는 일과, 그 과정에서 생기는 오해와 상처를 치유하는 일은 별개다. 정제된 말과 행동만이 지역정치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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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자료] 이충희 씨가 태안미래신문에 기고한 글과 박용성 의원 기자회견문을 AI 도움을 받아 분석했다.
※ 이충희 씨 언론기고문(태안미래신문_링크)
지역 상생을 외면한 태안군의회 박용성 의원의 한서대학교 비하 발언 묵과할 수 없다... 의원직 사퇴만이 답입니다.
※태안군의회 박용성 의원 기자회견문
[2025. 8. 5.[화] 11: 00, 태안군청 브리핑룸
저는 오늘 제가 한서대학을 폄훼했다는 거짓된 사안에 대해 군민, 특히 안면도와 남면 주민 그리고 한서대인들게 정확한 사실을 보도드리고자 합니다. 기자회견을 자청했습니다.
태안군의회는 매월 2회 목요 간담회 형식으로 집행부의 업무보고를 받고 있으며 지난 7월 10일도 의례적 의원간담회를 통한 부서별 현안 업무보고를 실시했습니다.
그중 충남 라이즈 사업 대학 협약기반 지역현안 해결과제 공무 선정에 대한 보고르 받았고, 심덕용 담당관과 질의가 오고 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의 질의가 관련 대학, 즉 한서대학을 폄혜했다는 모 의원의 반응으로 인해 특정 군민에게 전달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 일부 몇몇 언론에 기고문이라고 하면서 사실이 왜곡된 기사가 실리고 급기야 지난 8월 2일 주말에 전격적으로 박용성을 비난하는 현수막을 부탁한 행태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추호도 특정 대학에 대한 폄훼의 평가를 가지고 있지도 않을뿐더러 그럴 의도도 없었으며 그러고 싶지도 않습니다.
다만 53억 5천만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충남 라이즈 사업 즉, 지역혁신 중심 대학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이 사업은 5년간 태안군 군비 7억 원이 투입되어 군과 함께 대학 협약 기반 자율형 지역 현안 해결을 목표로 합니다. 당장 1억 4천의 군비가 한서대학으로 편성되어가는 사업이기에 지역대학의 역할이 무엇인지, 그에 따른 지역대학의 정체성이 어떠한지가 핵심이 됩니다. 그렇기에 태안군 남면에 위치한 한서대학의 일부 과를 태안군의 지역대학으로 볼 수 있겠는가와 이는 일부 과를 전체 대학으로 볼 수가 없다가 저의 질의 요지였습니다.
즉 어디까지나 대학의 규모와 구조를 말한 것입니다. 질의가 왜 “한서대는 대학도 아니다”라고 극단의 개인적인 시각으로 표현하며 마치 특정 대학을 폄훼한 사람으로 매도하고 편 가르기로 갈등과 오해를 부추기는 발단이 되었는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움며, 이러한 회의 발언을 선정적으로 왜곡하여 특정 군민에게 거짓된 내용을 악의적으로 전달한 의원은 의원으로서의 공정성과 책임 의식을 갖추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사안은 본회의나 언론의 기자회견이 아닌, 의회 의원에게 집행부 담당 부서장이 간담회 형식으로의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오고 간 질의와 응답이었습니다. 이처럼 공개된 형식의 논의가 아니기에 더욱 악의적으로 조작될 소지가 많습니다. 다만 이 정황을 경계하기 보다는, 간담회에 참석한 의원분들의 도덕성과 행간을 파악할 수 있는 지혜를 000하여 논지의 핵심만을 전달해 드린 것이, 이러한 진짜의 탈을 쓴 가짜의 형태로 확산할 것을 미처 인지하지 못한 점은 깊게 사과 드립니다. 더욱이 이러한 거짓된 내용으로 혼선을 드림으로 인하여 한서대학 현 재학생들 및 학부모분들께도 심심한 사과의 말씀 전달드립니다.
간담회에 참석하신 분께서는 익명성에 숨어 저 박용성이 특정 대학, 즉 한서대학을 비하했다고 악의적으로 왜곡 전달하였고, 그 결과 사실과 다른 내용이 기고문을 빙자해 만인에게 유포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습적으로 수많은 관광객과 고향을 찾는 향우분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자료사진의 형태로 수십장이 넘는 현수막을 본 의원의 지역구인 남면, 안면읍, 고남면, 하물며 보령에까지 부착하였습니다.
그 저의가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과연 현수막 내용처럼 최고 지성인인 한서대 총학생회와 총동문회가 그리고 최고의 교수라는 직책을 가진 자가 사실 확인도 없이 누구의 말만 듣고 개인의 인격을 말살하고 짓밟는 짓을 할 수 있을까요? 태안군의원의 입을 막아 태안군 의회와 의정 자체를 무력화해서 한서대학이 얻고자 함이 무엇인지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숭고한 학교와 학생들, 동문 뒤에 숨어 어떤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정치 놀음일까요?
이제 저는 마지막으로 기고문의 탈을 쓴 악의적인 기사, 저열한 현수막으로 태안군의 갈등과 혐오로 몰아넣고, 대학과 행정을 이간질하고, 개인적으로는 노모와 처, 세 딸을 둔 한 가정을 위협하고, 한 인생을 짓밟고, 인격을 말살한 저 악랄한 행태에 대해 묵과치 안을 것을 말씀드립니다.
불편을 드린 한서대학 학생 및 학부모 여러분께, 그리고 군민께 깊은 유감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