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이 지난 23일 신진도에서 28척의 선박화재 피해사건과 관련해 현재까지 언론 등을 통해 공개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군정홍보를 군수가 직접 언론브리핑에 참여할 정도로 적극적이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피해민들에게 위로의 뜻조차 전하지 않는 행정을 보이고 있다.

지난 25일 오전 신경철 태안군의회 의장이 임시회 폐회사에서 피해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공개적으로 전달하는 장면이 본보를 통해 전달된 뒤, 일부 군민들 사이에서 "군수는 뭐라고 했나?"라는 물음이 본지 발행인 전화로 종일 이어졌다.


군수의 공식적인 입장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26일 오후 공보팀장에게 문의했다.

태안반도: "신진도 선박화재 관련해서 군수님 공식적인 입장이 나온 것이 있는가?"
공보팀장: "아직 없다. 재난관리부서에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태안반도: "재난업무는 업무이고, 피해민들에 대한 위로의 뜻이라도 공개적으로 전달한 내용이 없는가?"

공보팀장: "... 준비하고 있다"
태안반도: "오늘이 금요일이니까, 토요일, 일요일 지나면 빨라야 월요일이나 입장이 나오겠네요?"
공보팀장: "그렇다"


옆구리 찔러 절받는 형국이다.

태안군에서 25일 오후 선박화재 관련 보도자료 한 건이 제공되기는 했다. 태안군수, 태안군의회의장, 태안해양경찰서장, 소방서장 등 기관장들이 모여 회의하는 사진을 '긴급보도'자료라고 언론사에 발송했다(우측 사진).

긴급보도자료라고 발송한 회의장면 사진 한장이 피해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입장이라고는 볼 수 없다. 이 또한 군수 활동을 소개하는 군정홍보에 불과하다. 대형 재난 앞에서 군정홍보가 먼저인지, 피해민들의 위로가 먼저인지 되물어야 할 일이다.

사고수습과 대책마련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주민피해에 대해 군수의 진정 어린 위로를 전달하고, 빠른 수습 및 재발방지 의지를 보여주는 일이 현재로써는 피해민들에 대한 군수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화재현장에 직접 찾아와 현장지휘를 한 군수의 입장이 없다는 점은 다소 의아한 행정이다.

한편, 가세로 군수가 23일 화재가 발생한 새벽 현장에서 도착해 지휘했으나, 화재가 진화되기 훨씬 이전에 다른 지역 행사장으로 이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