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의회 김진권 의원은 지난 5일 가세로 태안군수의 비위 의혹과 관련한 기자회견[관련기사_가세로 태안군수 기자회견,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 관련 입장 표명] 내용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같은 날 열린 제31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도 같은 내용을 비판했다.

김진권 의원의 5분 자유발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디음-

[태안군의회 김진권 의원 5분 자유발언 전문]

잇따른 비위 혐의에 따른 강력 규탄과 공직사회에 드리는 당부

존경하는 군민 여러분,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공직자 여러분 태안군의회 김진권 의원입니다.

저는 오늘, 참으로 참담하고 분노 섞인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태안군 행정의 최고 책임자인 가세로 군수가 각종 비위 혐의에 연루돼 수사기관을 들락거리는 모습 자체가 이미 태안군의 수치가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세로 군수는 지금 청탁금지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혐의, 이른바 ‘세금깡’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보도 자료에 따르면 군청 내부 공무원들이 직접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고, 권익위가 이를 검찰에 이첩한 사건입니다.

이는 특정 세력의 정치공세가 아니라, 내부 공직자의 양심선언에서 비롯된 사건입니다. 그런데도 가 군수는 진심어린 사과를 해도 부족한 상황에서 기자회견까지 열어, 이번 의혹들을 “정치적 음해와 모함”이라 치부하며 피해자 행세에 열중해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이제는 모든 군민께서도 다 아시다시피 혐의의 핵심은 승진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것, 출장비·명절비 명목으로 현금 상납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가 군수는 부인하지만, 그의 말은 이미 신뢰를 잃었습니다.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습니다. 더럽고 추악한 진실은 수사에서 만천하에 드러날 것입니다. 가 군수는 지금이라도 자신의 잘못을 낱낱이 밝히고 군민과 공직자 앞에 사과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 군수는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는 와중에 해외 출장을 강행해 자리를 비웠고, 지난 9월 2일 밤에서야 귀국했습니다.

군정을 책임지는 수장이라면 군민 앞에 사과하고 책임 있는 태도를 보였어야 할 판에, 자신을 향한 의혹도, 수사도 뒤로한 채 해외에서 시간을 보낸 것입니다. 참으로 뻔뻔하고 무책임한 행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불과 2년여 전인 2022년 11월 7일, 공직자의 비위에 대해서 군수 스스로 군청 브리핑실에 서서 군민 앞에 “무관용 원칙”을 외친 사실입니다.

“공직 기강을 바로 세우겠다”, “비위에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단호히 대응하겠다”던 그 목소리,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 모습입니까?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라는 속담이 떠오릅니다.

부하 공직자의 비위에 대해 당당히 무관용을 외치던 군수가, 정작 본인은 경찰과 검찰의 피의자가 되어 놓고도 이를 정치적 음해와 모함이라 변명하고 있습니다.

경찰의 압수수색과 검찰의 수사까지 진행되는 사안을 ‘근거 없는 의혹’과 ‘정치적 모함’, ‘반복적인 음해성 민원’으로 치부하는 태도는, 군민을 기만할 뿐 아니라 수사기관을 모독하는 처사입니다.

더군다나 가 군수는 법을 잘 아는 경찰서장 출신입니다. 더 나아가 가세로 군수는 자신을 향한 비위 의혹과 수사 사실에 대해 “공무원들까지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는다”는 말로 공무원을 방패삼아 이목을 흐리려 하고 있습니다.

가 군수 자신이야말로 아무 관련 없는 성실한 공무원들까지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것이며, 이는 공직사회를 분열시키고 진실을 덮으려 물 타기하는 비겁한 행태에 불과합니다.

군수가 책임을 회피하는 동안 태안군은 국민권익위의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2년 연속 최하위인 4등급을 받으며 전국 최하위 청렴 자치단체라는 불명예를 떠안았습니다.

태안군수의 이름이 전국 방송과 신문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군수께서 이토록 태안군 알리기에 앞장서니, 이것도 업적이라면 업적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군민의 자랑이 아니라 군민의 수치로 태안군을 전국에 알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부끄러움일 뿐입니다.

가 군수께 묻습니다. 도대체 무슨 낯으로 공무원들 앞에 서서 청렴을 말합니까? 그 낯이 얼마나 두꺼워야 그런 말이 나오겠습니까?

‘아니 뗀 굴뚝에 연기 나랴.’ 만천하에 드러난 사실 앞에서 끝까지 변명과 부인으로 일관하는 모습은 손에 쥔 권력을 놓치지 않으려는 추한 발버둥일 뿐입니다.

고액의 변호사를 고용하여 법의 테두리는 일순간 빠져나갈 수 있을지 몰라도, 양심과 군민의 심판은 결코 피할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공직자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군수를 강력히 규탄하면서도, 동시에 군정을 묵묵히 지탱해 온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생 많으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민선 7기와 8기 동안 원칙과 기준 없는 인사, 불합리한 군정 운영 속에 많은 동료 공직자들이 정년이 보장된 신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조직을 떠났습니다.

조기 퇴직한 공무원이 적지 않았고, 날이 갈수록 휴직을 선택하는 분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으면 한평생 몸담아 온 소중한 직장을 떠나는 선택을 했겠습니까? 그만큼 군정의 부조리와 불공정이 깊은 상처를 남겼다는 방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공직자 여러분은 군수의 전횡 속에서도 자리를 지키며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군민을 위해 묵묵히 일해 온 여러분의 헌신과 고충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의 어려움은 지나갈 것이며, 여러분의 노고는 군민들께 반드시 올바르게 평가받을 것입니다.

저는 군민의 대표로서, 그리고 동료로서 약속드립니다. 앞으로는 공직자 한 분 한 분이 정당하게 인정받고, 충분히 보상받으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태안군 공직사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의 견제와 질책은 군정을 바로 세우기 위한 것이지, 결코 현장에서 군민을 위해 땀 흘리는 공직자 여러분을 폄훼하기 위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단체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저버린 가세로 군수는 더 이상 태안군을 이끌 수장으로서의 자격이 없습니다. 군민과 공직자는 군수에게 군정을 맡겨서는 안 되며, 그의 전횡에 휘둘려서도 안 됩니다.

우리는 함께 힘을 모아, 가세로 군수가 실추시킨 태안군의 명예를 반드시 회복하고 바로 세워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지금 이 자리에 계신 공직자 여러분과 제가 함께 해야 할 사명입니다.

군민의 명예를 더럽힌 군수의 자리는 이미 무너졌습니다. 남은 것은 법의 단죄와 군민의 냉혹한 심판뿐입니다. 가 군수는 더 이상 태안군의 수장이 아니라, 복군 이래 태안군의 최대 오점이자 수치입니다. 군민들께서는 더 이상 가 군수를 대표자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가세로 군수는 더 이상 태안군을 욕보이지 말고,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 군민 앞에 사죄하십시오. 그것만이 남은 최소한의 양심입니다. 어제 저녁 KBS뉴스 보셨죠?

이미 공직자들도 가 군수 곁을 떠났습니다. 사퇴하세요.
이상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